얼마 전부터 똥꼬에 은근하게 통증이 왔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샤워할 때 거울에 비추어봤는데 보이지는 않고... 만져보니까 좁쌀 크기만 한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지더라고요. 좌욕도 하고 항문 마사지도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걱정이 많은 밤이라서 잠도 쉽게 오지 않았었습니다. ㅠ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픔이 더욱 심해져서 항문외과로 갔습니다. 제일 싫어하는 병원 1순위가 항문외과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일단 고통도 상상을 초월하는 것 + 쪽팔림까지 동반되다 보니 누구나 가기 싫은 병원 순위 1순위의 자리를 차지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항문외과에서 받은 진단은 혈전성 외치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일단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으면 외치핵 주변부의 염증은 가라앉습니다. 그러면 통증도 함께 사라집니다. 마치 번뇌에 휩싸인 중생의 머릿속에 안개가 걷히는것처럼요. 외치핵이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연치유가 될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가 없지만,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사실 10년 전에도 항문 주변부위를 비데 사용을 하지 않고 거치 휴지로 미친 듯이 닦아서 염증 때문에 걷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때는 병원 가서 진단을 안 받고 거의 한 달간 고름까지 나면서, 똥 싸면 비명까지 지르면서도 버텼는데 자연치유가 되었거든요. 그 후로 비데 사용은 철저히 하고 비데 물티슈까지 차에 항상 비치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최근 1년 가까이를 비데가 없는 곳에서 볼일을 많이 보다 보니 겨울에는 건조해서 똥딱지가 내려앉고 여름에는 잘 안 닦인 곳에서 미끌미끌하면서 냄새 도나고 여하튼간에... 제 항문은 매우 불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녁에 샤워를 안 하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물론 샤워는 아침저녁으로 했습니다.
다만 하루에 10 시간 넘게 샤워를 못하는 상황 동안 제 엉덩이는 버텨주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마치 프리더의 원기옥을 피콜로가 당해낼 수 없는 것처럼요. 여튼간에 국소마취 1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 간단한 수술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언젠가 또 이러한 고통이 찾아올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해서 초음파 검사를 하고 바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관장이라도 하고 수술을 할 줄 알았는데 바로 수술을 해서 좀 놀랐습니다. 항문외과 의사 선생님들 정말 대단합니다. ㅠㅠ 그날 하필이면 비데를 사용 안 하고 병원을 가서 선생님께서 더욱 힘드셨을 거예요..ㅠ
거기다가 대변도 안 보고 가서 수술 중에 터질까 봐 엄청 조마조마했었습니다. 만약 수술 중 갈색 변들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면 동네 이사까지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수술 후에 대변보는 것도 엄청난 걱정이 앞섰고요. 여튼간에 엄청난 고뇌와 번뇌를 하다가 결국엔 수술 시작.
항문 주변부 마취할 때 아플까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바늘이 들어올 때랑 약물이 들어올 때 통증은 거의 없었어 다행이었습니다. 마취가 된 상태이니 수술하면서도 통증도 없었고요. 수술 통증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수술을 미루고 매번 대변볼 때마다 겪는 고통이 훨씬 크실 거예요.
수술 전에는 몰랐는데 외치핵이 한 개가 아니라 4개나 있었습니다. 하필 죽을 사 -_-;; 외치핵을 전부 제거하고 레이저로 지지더군요. 그리고 지혈 후에 거즈를 항문에 한가득 쑤셔 박고 난 후에 기분 좋게 수술은 끝났습니다. 문제는 수술 후에 1시간에서 2시간마다 거즈를 교체해야 해서 그게 참 불편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1 시간 좀 넘게 2 시간 좀 안 되는 시간에 마취를 풀리고... 통증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참을만합니다. 그렇게 크게 아프지는 않습니다. 날카로운 고통은 없고 묵직한 고통이 오는데 참을만하니 걱정 마세요. 진통제는 당연히 먹어야 하고요. 저는 한 알만 먹었습니다. 통증에 관해서는 걱정 안으셔도 됩니다. 정말 참을만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소염제랑 항생제등의 약을 받았고, 변을 무르게 하는 약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참고 참았던 대변을 보았습니다.... 두근두근... 정말 경험하기 싫은....
찌릿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참을만한 고통이었습니다. 약한 싸대기 정도의 고통이라 이건 정말 참을만하겠다 싶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대변볼 때 고통은 별로 없었습니다. 점점 통증이 사라져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혈전성 외치핵은 상처가 작아서 그런지 통증이 크지는 않더라고요.
수술 3~4일만 지나도 똥꼬에 염증도 많이 가라앉고 피도 많이 줄었습니다. 전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 기독교 학교라서, 미션스쿨 다닐 때 부르던 찬송가가 떠오르더군요.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
입원도 없었고 해서 수술비용은 정말 저렴했습니다. 초음파 비용을 포함해도 겨우 15만 원에 이 모든 것을 끝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물도 많이 마시고, 비데도 열심히 사용해야겠습니다. 또한 매운 것은 정말 피하는 삶을 살아야겠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두려워말라 어린양 이여~ 항문외과 의사 선생님이 여러분을 천국의 계단으로 안내할 것이라 하는 것 입니다. 아참 ! 그리고 비데 변기에서 병균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예민하신분들은 이런것까지 신경쓰셔야 합니다 ㅠ
그리고 항문 때문에 고통을 겪으신 분들을 위해서 힐링 그림 4장만 보고 가시길 바랍니다. 저 처럼 항문 고통으로 인해서 고통받으신분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이 될 만한 4장의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이 그림을 보시고 10초동안 "내 항문은 깨끗해진다" 라는 주문을 외우면 앞으로 저 처럼 반평생 항문으로 인해서 고통받으실 일은 없으실거에요.